50대, HSK 3급 40일 만에 합격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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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lckkjs | 등록일 : 2016.01.07 | 조회수 : 25713 |
나의 HSK 3급 도전기
1. 지난 12월 6일, HSK 3급을 친 50대 중반 공무원이다. 오늘 점수가 나왔는데 288점(듣기 95, 읽기 97, 쓰기 96)이다. 예상보다 많이 높은 점수다. 230~40점대를 예상했는데 찍은 게 많이 맞은 모양이다. 2.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기 위해 중국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HSK 4급을 따면 중국 파견도 도전해볼 수 있기에 내 결심도 공고히 하고 새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후기를 간단하게 적어본다. 3. 1,2년 전에 중국어회화 공부를 좀 해보겠다며 책을 한 권 사서 cd와 함께 조금 공부도 해봤고, 중국어입문 인강(301구 상)을 하나 듣기는 해보았으나 거의 다 잊어버리고 완전 바닥수준이다. 그래서 너무 높은 목표는 좌절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3급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4. 처음에는 회화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근무처 도서관에 있는 <중국어 300마디 무작정 따라하기>를 찾아서 책 제목 그대로 무작정 따라 했다. 출퇴근 시간에 차 안에서, 점심 식사 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30분 정도씩.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따라하는 거라 재미도 있었다. 흉내내는 거지만 그래도 내 입에서 중국어가 튀어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5. 공무원 대상 원어민교사가 1주일에 한번씩 10회, 20시간 강좌가 있어 신청했다. 발음부터 시작하는 초급보다 입문 인강을 한번 들었다는 생각과 약간의 자만심(?)이 발동하여 두 번째 강좌인 중급을 덜렁 신청했다. 교재를 받아보니 아는 게 거의 없어 당황했다. 초급을 마친 동료들이 매시간 받아쓰기도 하며 강도가 세다고 겁을 줬다. 잘못 신청 했나 걱정도 했지만 마음을 강하게 다지며 도전하기로 했다. 6. 중급 강의는 모두 나이가 지긋한 분들로만으로 구성되어 50대 중반인 내가 제일 어린 영계(?)였다. 모두 정말 바쁘신 분들인데 열심히 참여하시고, 혀가 끊임없이 반란을 일으키지만 중국어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가장 부진아로 참여하였지만 꾸준한 예복습으로 중반에 이르자 한 살이라도 어린 본인이 서서히 선배들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7. 1주일에 한번 하는 강의로는 실력이 늘지 않을 것 같아 인터넷을 뒤지다가 문정아 중국어에 가입했다. 솔직히 시간도 없고, 꼼꼼히 비교해보기도 어려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이용하는 사이트로 결정했다. 사실 광고가 너무 많아 내 취향과는 맞지 않으나 평생 공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그냥 신청했다. 8. 일단 시작한 공부 제대로 해보고자 싶어, HSK에 도전하기로 했다. 성인들은 보통 4급부터 준비한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가까운 목표로 3급을 먼저 도전하기로 했다. 일정을 보니 40일 정도 남아 일단 교재를 신청하고, 문정아 HSK 3급을 신청했다. 1강을 들어보니 주로 그림을 찾는 정도라 이 정도면 해 볼만하다고 가볍게 생각했다. 9. 오판이었다. 회화 공부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림을 보며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고, 들려오는 대화는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간간히 들려오는 단어 한 두 개로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그 다음 단계부터는 거의 귀머거리 수준이었다. 내가 너무 쉽게 판단한 탓이다. 어휘 수준이 40~50개 밖에 안되는 내가 어떻게 듣고 읽고 쓸 수 있겠는가? 게다가 공무원들이 정말 바쁜 연말이 다가오는데. 10. 고민을 좀 하다 어렵게 시작한 공부 그냥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해 마음을 새로 다잡았다. 귀가 후 TV 시청을 끊어 버리고, 인강부터 들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열정이 있어 매일 저녁 2, 3시까지 듣고 공부했다. 하지만 연말에 업무가 폭주하고 매일 야근에다 행사가 겹쳐 집에 도착하면 너무 피곤해서 식사 후에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하지만 한두 시간 자고, 11시 경에 일어나 2, 3시까지는 꾸준하게 공부했다. 아내는 대단하다고 격려는 해주면서도 걱정스런 눈을 감추지 못했다. 10대도 아니고 저러다 병이라도 나면 어떡하냐고. 11. 사실 처음 강의를 들을 때 까막눈 수준이었다. 새로운 단어에 형광펜 칠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모든 단어를 다 칠했다. 시험 치기 전에 최소 3번을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25일 정도로 해서 한번 다 듣고, 그 다음에는 10일, 마지막은 3일 정도해서 다 듣거나 복습하면 되겠다 싶어 그렇게 진행해 나갔다. 큰 행사가 있는 날이 며칠 있어 몇 번 듣지 못하면 주말에 집중적으로 보충해 억지로 따라갔다. 다행히 20일 정도가 지나니 단어가 반복되는 것이 많아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12. 듣기는 출퇴근 시간에 자주 들었다. 인강 청취도 시도해보았지만 자가 운전자에게는 너무 위험해서 CD로 내용만 반복해 듣고 따라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남는 게 없고, 그저 앵무새처럼 소리만 내는 것에 불과했다. 강의를 통해 이해한 부분이나 내가 해석을 다 해보고 이해되는 부분만 반복해 들으니 조금씩 들려왔다. 어휘가 부족하고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학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완전초보자는 처음에 들은 것을 찾아 읽고 해석해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다행히 독해 부분은 아는 한자를 중심으로 유추하니 오히려 듣기보다는 쉬웠다. 쓰기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 순서 배열도 어법실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실제로 한자 쓰는 것도 눈앞에서 아롱거리며 잘 쓰이지 않았다. 13. 어렵게 전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조금의 자신감이 붙어 2강부터는 듣기 부분만 조금 빠르게 다시 듣고 읽기와 쓰기는 교재 중심으로 복습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어법 부분은 필요부분만 찾아 들었다. 1독으로는 자신이 없어 모의고사는 2번 완독하기로 했다. 시험 1주일 남겨두고 쳐보았는데 그 결과 평균 75점 정도가 나와 정말 기뻤다. 물론 50점 정도는 알고 풀었고, 나머지는 찍은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감이 생겼다. 14. 3독은 쉽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탓에 겨우 3독을 하고 시험을 치렀다. 본 시험에서는 물론 듣기가 제일 힘들었지만 자신있게 답한 것이 210점 정도고 찍은 것까지 합치면 240점 내외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288점은 너무 높게 나온 것 같다. 성인들은 HSK 4급부터 준비한다고 하지만 3급도 처음 도전하는 나에게는 쉽지 않았다. 힘은 들었지만 너무 재미있는 수험기간이었다. 언제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해 볼 수 있겠는가. 지금은 THE 중국어 기초회화 강좌를 조금씩 듣고 있다. 부담 없이 몇 개월 듣고, 중국영화도 감상하고, 노래도 배우면서 좀 즐기다가 4급에 또 도전해 볼까 한다. 15. 참고로 문정아 샘 HSK 3급 강의는 초급자가 따라가기에 부담스럽다. 하지만 교재가 정말 꼼꼼하게 단어를 계속 반복해서 설명해 주기 때문에 10일 정도만 끈기 있게 예복습을 하며 따라가다 보면 적응하게 된다. 16. 결론은 <신HSK 한권이면 끝, 3급> 강의로 충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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